모자, 스톡, 의약품, 보조자일, 라디오는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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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패킹(Back packing)이란 말은 미국에서 유래됐다.
'짐을 싸서 떠난다'는 뜻을 지닌 말로 영국에서는 하이킹(Hiking), 독일에서는 반데룽(Wanderung)이란 말로 쓰인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문명의 도움없이 자신의 두발과 의지만으로 대자연을 찾아 나서는 행위로 근대적 의미의 도보여행이라 할 수 있다.백패킹은 인위적인 어떤 요소도 필요치 않고 자신의 의지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청소년들에게 있어서는 자립심과 탐험심을 길러주고 어른들에게 있어서는 유년시절의 향수와 모든 것을 기계적인 장치에 의존해야 하는 도시생활의 애환을 달래준다.
미국의 경우 원체 땅덩어리가 넓은 터라 다양한 형태의 백패킹이 행해지고 있다.
예를 들면 태평양과 인접해 있는 해안을 따라 몇십일씩 걷는다거나 수백킬로미터에 달하는 로키산맥을 종주한다거나, LA에서 뉴욕까지 횡단해서 걸어간다든가 하는 식으로 모험심이 충만한 다양한 백패킹이 있다.그러나 역사적으로 고찰해볼 때 백패킹의 원류는 우리나라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파싸움에 나라의 운명이 위태로운 조선시대, 세상과 결별하고 한평생을 자연과 벗하며 살았던 김삿갓.
괴나리봇짐에 삿갓 하나, 지팡이 하나로 세상을 누빈 바람 같은, 구름 같은 사람.
등을 기댈 수 있는 곳이 바로 잠자리요, 하늘이 이불이었던 그의 소탈하고도 자유분방한 가치관.
평생을 자연과 함께 떠돌았던 그의 행적 자체가 자연주의자의 원류이며 백패킹의 창시자라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백패킹의 시작은 바로 생각의 소박함과 행위에 대한 무한대의 자유로움에 있다.
떠나고 싶을 때 떠나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을 찾아다니며, 돌아가고 싶을 때 돌아가는 그 생각의 자유로움이 백패킹의 본질이다.백패킹의 형식은 다양하다. 대학생들이 흔히 방학을 이용해 떠나는 무전여행,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는 오지마을 찾아가기, 포장이 되지 않은 길만 찾아서 걷기, 강을 따라 걷기 등도 백패킹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어차피 자유롭게 떠나는 게 목적이라면 굳이 어떤 것이다고 못박아 둘 필요는 없다.
인위적인 것을 배제한, 가능한 모든 것을 자신의 두발과 두손에 의지해 풀어가겠다는 생각이 중요하다.
인위성 배제한 무한대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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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패킹의 여러 형태 중에서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강을 따라 걷는 물길여행이다.
산과 들, 계곡과 마을들이 남아나는 것 없이 파헤쳐지고 포장되어 있는 현실에서 그나마 때묻지 않은 자연미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 강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계절 내내 길을 떠나는 광적인 백패커가 아닌 이상 백패킹을 계획하는 시기는 대부분 여름 휴가철이다.
물이 그리운 때이기에 강을 따라 가는 물길여행이 백패킹 대상지로 적합하다.백패킹 대상지는 어떤 곳이 좋을까.
우선 물이 깨끗해야 한다.
언제든지 더위에 지치면 물 속으로 뛰어들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
곁에 포장도로가 있어도 상관은 없지만 가능하면 비포장도로가 있는, 문명의 손때가 묻지 않는 곳을 찾는 게 좋다. 물은 너무 깊지 않은 곳이 좋다.
발목 위에서 무릎 정도 오는 물이 걷기에 적당하다.
무릎 이상일 경우 물살이 세거나 하면 걷기가 수월치 않다.
걸으면서 눈으로도 즐길 수 있는, 경치가 뛰어난 곳이라면 금상첨화다.이러한 조건을 갖춘 곳은 아무래도 산이 깊어 그나마 개발이 덜 된 강원도 지방과 낙동정맥이 지나는 경북지역에 많이 있다.
남한강 상류 지역인 강원도 정선군의 골지천, 송천, 영월군의 동강, 남대천, 북한강 상류지역인 인제군, 방태천, 홍천군 내린천, 홍천강, 낙동강 상류지역인 청송군 길안천, 삼척시 가곡천, 울진군 왕피천과 불영계곡, 금강 상류지역인 괴산군 달천, 청원군 간대천, 섬진강 상류지역인 장수군 용수천, 임실군 적성천 등을 백패킹 대상지로 꼽을 수 있다.백패킹에 필요한 장비는 크게 야영, 취사, 운행 세가지 장비로 나눌 수 있다.
야영장비는 텐트, 매트리스, 침낭, 가스등 등이 필요하다. 평소 산행시 가지고 다니던 것을 가져가면 된다.
취사장비로는 버너, 코펠 등이다.백패킹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장비는 운행장비다.
운행장비는 의류, 신발, 모자, 스톡, 배낭, 머릿전등, 보조자일 등이 있다.
의류는 비가 올 것에 대비해 오버트라우저 상의를 가져가야 한다. 옷차림은 백패킹 지역의 상태에 따라 준비해야 한다. 수초가 많거나 물에서 빠져나올 때 덤불을 헤쳐야 하는 지역에서는 긴팔과 긴바지가 필수다.
부지런하다면 반팔 반바지를 기본 차림으로 하다 필요한 곳에서 긴옷을 꺼내 입어도 된다.신발은 등산화와 샌들 두가지를 모두 갖추고 가야한다.
'물길에서는 편한 샌들이 좋겠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물속은 생각보다 걷기 편하지 않다.
고운 모래로만 깔려 있다거나 작은 자갈들이 깔려 있다면 상관이 없지만 그런 곳은 거의 없다.
바닥은 크고 작은 바위들로 울퉁불퉁하다.
또한 물이끼가 끼어 있어 바위 표면은 무척 미끄럽다.
샌들을 신고 갔다간 발톱을 다치거나 바위에 부딪쳐 찰과상을 입기 십상이다.
또한 샌들은 발목을 전혀 보호해 주지 못한다. 등산화를 신는 것이 안전하다.
등산화는 물이 차면 빠지지 않고 무거운 가죽 등산화보다 물기가 쉽게 빠지는 천으로 만든 등산화가 편하다. 샌들은 운행을 하지 않는 시간에 편리하게 쓰인다.
점심을 먹으며 젖은 등산화를 말릴 때나 운행을 마감하고 야영을 할 때 요긴하게 쓰인다.
굳이 물길을 걸을 때 샌들을 신겠다면 등산양말을 두켤레쯤 신고 신어야 한다. 샌들을 살 때는 자신의 발보다 5밀리미터에서 10밀리미터 정도 큰 것을 사야 발톱과 발가락을 보호할 수 있다.
배낭은 구명장비로도 활용 운행장비 중에 요긴하게 쓰이는 것이 스톡과 모자다.
물길은 생각보다 걷기가 수월치 않다. 바위들이 울퉁불퉁하고 미끄러워 중심을 잃기가 쉽다.
만약 배낭에 사진기나 물 닿아서는 안될 중요한 물품이 들었다고 했을 때 물에서 넘어지면 허탈할 것이다.
그래서 스톡이 필요하다. 스톡은 하나만 있어도 많은 도움을 받지만 두쪽이 있다면 더욱 좋다.
스톡이 없다면 나무지팡이를 임시방편으로 사용해도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백패킹은 산행과는 달리 뙤약볕에 몸을 노출하는 시간이 많다.
물에서 나와 그늘에서 쉴 때를 제외하곤 대부분 햇살을 받으며 걸어야 한다.
물빛에 반사된 햇살에 오만상을 찡그린 모습은 보기 흉하다. 모자가 필수다.
가능하면 챙이 넓은 모자가 좋다. 그 중에서도 쉽게 구길 수 있고 땀도 닦을 수 있는 정글모가 좋다.배낭은 잡주머니가 많이 달린 것이 좋다. 필요한 물품을 손쉽게 꺼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 비닐로 몇겹을 포장해 놓은 배낭을 풀었다 묶었다 하기가 번거롭다.
또한 여러 가지 장비를 매달 수 있는 프레임이 외장형인 것이 짐을 주렁주렁 달 수 있어 좋다.
그렇다고 백패킹을 위해 배낭을 새로 살 필요는 없다. 단지 조금 더 귀찮아질 뿐이다.보조자일은 도강을 할 때 유용하게 쓰인다. 물이 깊은 곳을 지나야할 때 무턱대고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다.
만약 예기치 않은 상황, 물살이 급하게 변하거나 다리에 쥐가 난다거나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혼자의 힘으로 극복할 수 없다. 이때 줄이 묶여 있다면 뒤에서 잡아 당겨주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한 수영을 못하는 사람의 경우 보조자일로 묶어주면 심리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다.
보조자일은 20∼30미터 정도가 적당하다.백패킹을 하는데 있어서 꼭 필요한 것이 의약품이다.
물론 산행시에도 없어서는 안될 것이기도 하지만 물길여행시에는 의약품의 쓰임새가 많다.
베이비 파우더는 부르튼 발이나 젖은 옷에 사타구니가 쓸려 쓰라릴 때 바르면 효과가 있다.
긁히거나 상처를 입었을 때 유용하게 쓰이는 일회용반창고와 소독약도 가져가야 한다.
모기는 백패킹 최대의 적이다. 모기약과 받침대를 꼭 가져가야 한다. 또한 물 주변에는 뱀이 많다.
수초 사이를 걸어갈 때는 반드시 스톡이나 지팡이로 헤치며 가야 안전하다.
또한 비가 온 다음날의 경우 바위 위에 독사가 많으므로 잘 살펴보아야 한다.
독사에 물렸을 경우 물린 부위를 11자 모양으로 1센티미터 정도 절개해 피를 빨아낸 후 가능한 빨리 가까운 병원으로 가야한다.
또한 독이 퍼지는 것을 둔화시키기 위해 물린 부위에서 심장에 가까운 쪽으로 한뼘 정도 위를 끈으로 묶는다. 이때 끈을 너무 세게 묶으면 오히려 독이 퍼지지 않아 상처부위가 상할 수도 있다.
적당한 세기로 묶어주어야 하며 10분에 한번씩 느슨하게 풀었다 다시 묶어주는 게 좋다.
야영지는 안전한 곳에 잡아야 필요한 장비를 모두 챙겨놓았다면 이제 배낭을 꾸려야 한다.
배낭을 꾸리는 방법은 산행을 할 때와 별반 차이가 없다.
다만 물로 간다는 것을 감안해 방수에 신경을 써야 한다. 배낭 안에 비닐 주머니를 최소한 두 겹은 둘러야 안전하다. 비닐 주머니는 지물포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김장용 대형 비닐이 좋다.
전체를 두겹으로 쌌다 하더라도 물에 젖어서는 안될 것들, 예를 들면 사진기나 기록도구, 침낭, 옷가지 등은 비닐로 따로 싸 주는 것이 좋다.
배낭 안에 비닐을 넣어서 싸는 것은 장비가 물에 젖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배낭은 훌륭한 구명장비로 활용된다. 만약 발을 잘못 디뎌 깊은 곳에 빠졌을 경우 배낭을 메고 있으면 안전하다.
비닐주머니에 의해 부력이 생겨 배낭이 물에 뜨기 때문이다.
물은 깊고 우회로는 없어 막막한 경우 배낭을 앞으로 메고 허리띠 끈을 조인 후 물에 들어간다. 팔과 다리를 자연스럽게 움직여주면 훌륭하게 도강을 할 수 있다.강을 건널 때는 몇가지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물이 깊다거나 물살이 센 곳은 리더가 앞장을 서야 한다.
일행 전부가 한꺼번에 들어가는 것은 위험하다. 어떠한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나머지 일행은 뒤에서 대기하는 것이 좋다.
이때 리더는 보조자일을 묶고 가야하며, 도강을 한 후에는 물 속의 상태를 일행에게 알려줘야 한다.
만약 물살이 세거나 깊어 그냥 건너기가 불가능할 경우 자일을 묶어 놓고 뒷사람들이 줄을 잡고 건너게 해야 한다.깊은 곳은 가능하면 우회하는 것이 안전하다.
자신의 수영실력만 믿고 함부로 뛰어들었다간 위험에 처할 수 있다.
계곡물은 의외로 찬 곳이 많아 심장마비나 몸에 쥐가 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갑자기 물 속이 깊어지는 지형이 나타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리더의 수준에 맞추기보다 뒤에 처지는 축의 수준에 맞추는 것이 좋다.강의 유속이 느린 곳은 수심이 깊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보라가 이는 지역은 급류지역으로 바위나 자갈이 많이 깔려 있다는 뜻이다.
소용돌이가 이는 곳은 갑자기 깊어지거나 바위 등의 장애물에 의해 물줄기가 바뀌는 곳이다.
물이 솟아오르는 모양을 하는 곳은 수심이 깊은 곳에서 바위 등에 의해 수심이 낮아지는 곳이다.
물길이 S자로 굴곡을 이루는 지형은 안쪽이 유속이 느리고 얕다.
바깥쪽은 물살이 급하고 깊다. 이처럼 강의 속성을 제대로 알고 있으면 도강을 한다거나 할 때 좋은 판단 근거를 제공한다.물길 가까운 데를 야영지로 정하는 것은 위험을 부르는 행위와 마찬가지다.
언제 비가 내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백패킹 대상지가 강의 상류지역이기 때문에 폭우가 내리면 강물은 삽시간에 불어난다. 비가 많이 내려도 절대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곳에 야영지를 잡는다.
또 마을과 가까운 곳에 야영지를 잡을 경우 마을 사람들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해야 오해가 없다.
아직까지 풋풋한 인심이 남아 있는 곳이 많아 이야기만 잘 하면 식수를 구하기가 쉽다.백패킹을 준비할 때 빠트리지 말아야 할 것이 일기예보다.
대부분 강의 상류지역이라 비가 내리면 순식간에 물이 불어난다.
또한 협곡 형태를 이루는 곳이 많아 물이 불면 유속도 빨라질 뿐만 아니라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게 된다.
폭우가 내린 경우에는 삼사일 기다렸다 떠나는 것이 좋다.
또한 백패킹 도중에 폭우가 쏙아질 경우 일단 탈출하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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